제주도내 부동산 위축이 건설업계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체불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14일 제주시내 아라동 한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임금을 못받았다며 하청업체 노동자 손모씨(61)가 6층 난간에서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소진 기자

전년 대비 6억 증가…근로자 줄고 접수건수 늘어
건설업계 체불 절반…외국인 체불 신고도 증가세

제주도내 건설업계가 얼어붙으면서 노동자들도 임금 체불로 시름하고 있다.

14일 제주시내 한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5000여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손모씨(61)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손씨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오후 5시 현재까지 신축건물 밖 난간에 걸터앉아 8시간째 고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손씨에게 고공시위를 중단할 것을 설득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매트 등을 설치하는 등 구조작업도 벌이고 있다.

손씨는 이 공사현장의 하청업체로 외벽 공사대금을 못 받아 임금과 자재비 등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제주도내 체불금액은 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체불금액 73억원보다 약 7억원(8.75%)이 높은 수준이다.

체불임금 사업장수는 올해 1039곳으로 전년(708곳)보다 331곳이 늘어났으며, 접수건수도 올해 1791건으로 전년(1078건)보다 713건 증가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올해 20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82명)보다 797명 줄었다.

특히 건설업계 임금체불이 심각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체불금액은 총 152억2600만원이었으며 이중 건설업은 73억3800만원(48.1%)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2016년 12월 건설업의 체불임금(33억4900만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베트남, 중국 등의 국적을 가진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신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임금체불을 신고한 건수는 2015년 70건, 2016년 139건, 지난해 393건으로 3년간 총 602건을 기록했다.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체불임금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제주의 경우 기존 일원화했던 신고사건팀과 근로감독팀을 나눠 체불임금 접수가 들어오는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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