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군인 사칭해 부대 물건 싸게 처분하겠다고 접근
선금 받은 후 잠적하는 유사 피해 도내 전 지역서 잇따라

특정 기관을 사칭하는 전화금융사기가 갈수록 지능화, 조직화되면서 사기수법이 다양해 개인은 물론 유통업체까지 피해계층이 확산되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 유통업을 하는 A씨는 최근 지역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모 음료업체를 운영하는 대기업의 자녀가 군복무를 하고 있는 데 이 업체에서 화물차 1대 분량의 음료수를 보내왔는데 이를 받을 수 없어 이를 싸게 처분하겠다"는 취지의 전화였다.

이 남성은 A씨가 유통업을 하는 상태까지 알고 있었다.

또 이 남성은 군부대 특성상 화물차 기사의 개인정보를 알아야 부대에 들어올 수 있다며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후 다른 남성이 화물차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부대로 오지 않도록 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A씨는 음료수 대금을 입금했지만 모두 거짓된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이처럼 최근 제주도 전 지역에서 군부대를 사칭해 부대에 있는 물건을 팔겠다며 접근하는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전화가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 음료수와 자동차 부품에서 나온 구리 등을 처분하겠다며 3곳의 유통업체로부터 모두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후 잠적하는 사기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또 제주동부경찰서에도 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팔겠다는 말에 속아 선금 6700만원을 송금한 피해 업체 2곳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제주서부경찰서에도 커피도매상과 음료 대리점 업체가 3000여 만원 상당의 비슷한 피해를 보았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제주지역에서 군부대 사칭사기 피해가 퍼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동일한 수법의 범죄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주범이 대부분 해외에 있어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회복이 어려운 만큼 무엇보다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이나 검찰, 군부대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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