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도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택과 자동차 증가에 따른 인공열 발생으로 도심지 온도가 주변 보다 상승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심지어 주차장으로 활용중인 공터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도심에 내리쬐는 콘크리트 반사열이 증가하고, 에어컨 실외기와 차량 배기가스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바람도 시민들의 체감 기온 및 불쾌감을 높이고 있다.  

시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허파 기능을 담당하는 도심지 자연녹지 감소도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행정당국의 무분별한 인·허가로 도심지 자연녹지지역에 공동주택이 난립하면서 생활환경이 악화되는 실정이다. 제주시지역만 해도 자연녹지지역내 건축허가 건수가 2013년 116건에서 2017년 293건으로 급증했다. 인구 증가에 따른 주거시설 부족 해소를 위해 자연녹지지역에 공동주택 건설을 용인함으로써 도심지 허파도 사라지는 것이다.    

반면 도심지역의 체감온도를 낮출 가로수는 줄어들고, 건물 옥상 녹화사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주요도로 361개 노선에 심어진 가로수는 6만8045그루로 1년전 360개 노선 6만9576그루와 비교할 때 1개 노선 증가로 1531그루가 줄었다. 심지어 여름철 건축물 반사열을 차단해 도심내 온도를 낮출 옥상 녹화사업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근거가 사라졌다며 2016년부터 사업을 중단해 아쉽다. 

폭염을 막을 수는 없지만 도심을 좀더 쾌적한 곳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제주도 공직사회의 창의적인 생각과 실천이 시급하다. 대구시만 해도 더위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 22년간 예산 4000억원을 들여 3634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중앙차선 확보를 위해 혈세를 투입해 도로변 나무를 잘라내는 제주도와 대조적이다. 건물 옥상녹화사업 재개는 물론 자연녹지 보존, 도로변 가로수 확충에 공직사회가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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