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심에 시원한 물이 흐르고 산책로까지 조성된 산지천 일대가 주취와 노숙, 성매매에 이어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도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아 시민공원이 오히려 음침한 슬럼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산지천은 2002년 6월 복원됐다. 은어가 살 정도로 도심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산지천 일대는 도심공원을 표방한 제주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565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자해 지난해 3월 탐라문화광장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산지천은 물이 썩어가며 풍기는 악취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실망과 불만을 사고 있다. 또한 산지천 광장 주변에는 낮부터 술에 취한 노숙인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밤에는 산지천 광장과 산책로 주변에서 술을 마시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더욱이 산지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서는 해만 지면 성매매 호객행위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산지천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명 설치를 확대하고 방범용 CC(폐쇄회로)TV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 행정기관과 경찰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주취와 노숙·성매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몇 년전부터 제기된 산지천 악취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까지 산지천 일대를 탐라문화광장으로 조성하면서 생태하천 복원 사업 등 환경정비를 했는데도 악취 문제가 여전한 것은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니다. 산지천 악취 문제와 수질 개선을 위해 전문가들과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규명과 적절한 처방을 시급하게 강구해야 한다. 

산지천은 복개를 걷어내고 하천을 복원한 성공 사례로 꼽혔었다. 여기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문화광장까지 조성한 곳이다. 행정당국은 산지천을 어린아이부터 주민 누구나 찾고 싶은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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