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 23일 '라 트라비아타' 24~25일 '리골레토'
비극적 사랑 담은 거장 베르디의 명작…제주출신 김승철 주역 맡아

우리나라 오페라의 역사는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8년 명동관에서의 '라 트라비아타'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국 오페라단 수가 110개에 달할 정도로 친숙한 장르가 됐지만 제주 관객들에게는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70년 세월이 흐르고 국내 첫 오페라가 우리나라 최남단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다시 관객을 만난다.

제주출신 메조소프라노이자 글로벌오페라단 단장인 김수정씨가 3년째 이끌고 있는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이번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단은 특히 '정통 오페라'를 접하기 힘든 제주 관객들에게 오페라의 정수를 선물한다는 각오로 지난 1개월간 맹연습을 펼쳐왔다.

프로그램은 오페라 주역들이 핵심적 부분을 공연하는 갈라콘서트로 '라 트라비아타'를 골랐고, 전막 오페라로는 '리골레토'를 선보인다. 

모두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의 작품들로,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명작들이다.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라 트라비아타'는 소프라노 김정아·오희진이 사교계의 스타인 주인공 비올레타를 연기한다. 그와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젊은 귀족 알프레도 역은 테너 임정근·전병호가 맡고, 두 사람을 갈라 놓았다가 오해를 풀어주기도 하는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은 바리톤 우주호·김인휘가 출연한다.

김수정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 예술총감독과 장일범 음악평론가의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공연 시간은 태풍으로 인해 23일 오후 2시·4시·7시30분에 걸쳐 하루 3회 공연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24일 오후 7시30분과 25일 오후 3시에는 원작 전체를 소화하는 '리골레토'가 이어진다. 16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방탕한 귀족 사회를 벌하려다 오히려 자신의 딸을 죽이게 되는 광대 리골레토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제주 출신 바리톤 김승철이 주인공 리골레토를 연기하고, 딸 질다 역은 소프라노 강혜정, 만토바 공작 역은 테너 김동원이 맡는다.

김수정 예술총감독은 "오페라가 어렵다는 것은 편견이다. 수백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엔터테인먼트로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호평을 얻은 1~2회 페스티벌에 이어 올해도 관객들이 오랫동안 즐기고 찾아온 오페라의 명작들을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 모든 출연진, 스탭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석 1만원으로 서귀포예술의전당 홈페이지 및 매표소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단체는 30%, 4·3유족 및 노인 등은 50%가 할인된다. 문의=760-3365.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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