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편집부 차장

삼국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조조는 권모술수와 임기응변, 적재적소에 인재를 쓸 줄 아는 인용술에 능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조조는 간신이었다는 견해에 대해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조조는 인재를 찾기 위해 '구현령'을 선포했다. 조조는 "품행이 바른 인물이 반드시 진취적인 것이 아니고, 진취적인 인물이 반드시 품행이 바른 것도 아니다. 오직 재능만이 추천의 기준이다. 능력만 있으면 중용하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조는 신분이나 품행을 따지지 않고, 자신의 원수까지도 과감히 발탁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제주도의회가 최근 고희범 제주시장·양윤경 서귀포시장 예정자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도의회는 인사청문에 앞서 철저한 도덕성과 업무수행능력 검증 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일부 도민들은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일 정도로 좁은 지역사회에서 인사청문회가 당초 취지대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시장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고희범·양윤경 행정시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심사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는 두 후보 모두 "일부 도덕성에 문제가 있지만 행정시장으로 임명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하면서 '적격' 의견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특위는 고희범 예정자에 대해 "타운하우스 분양사업을 추진하면서 의도치 않게 계약서 작성 미흡했던 부분과 농지 매각이 늦어지면서 농지법을 위반하는 등 도덕성 일부가 석연치 않지만 반성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윤경 예정자에 대해서는 "행정 경험이 전혀 없고 4·3유족회장의 임기를 마치기 전 공직에 나서는 등 책임성 부재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일으켰고 정책자금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했다는 의구심이 들지만 시장으로 임명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조는 "오직 재능만이 추천 기준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식은 자칫 제주시민과 서귀포시민을 실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임기를 시작한 고희범·양윤경 시장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시민이 행복한 제주시·서귀포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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