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민 제주시 지역경제과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말로 정치나 개인 간의 관계에서 믿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회는 사람간의 약속이다. 약속이 흔들리면 사람들은 서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서로 의심하면 사람들은 약속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 약속의 증거나 만일을 위한 보험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이는 사회적 비용낭비로 이어진다.

공무원에게 신뢰는 청렴이다. 시민들이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사사로움 없이 공정하게 정해진 업무를 수행함에 있다. 공공기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공적인 일을 중간에서 처리해 주는 일을 맡기는 것이다. 만약 시민들이 공공기관 간 믿음이 없다면 공공기관에는 더 많은 절차와 서류라는 사회적 비용을, 민원인에게는 공공기관에 대한 더 많은 권리행사와 불신이라는 비용을 치러야만 할 것이다. 때문에 청렴과 신뢰는 공무원 덕목이 아니다. 공무원의 능력인 것이다.

예전에야 청렴이 사사로운 일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한 태도를 유지만 하면 되는 수동적인 개념처럼 보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라가 발전된 만큼 시민들은 공무원에게 더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가치를 원한다. 주어진 서류만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민원인에게 더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알찬정보를 안내하며 친절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기대한다. 이제의 청렴은 맡은 바 소임을 자부심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발전시켜나감을 말하는 것이다.

청렴은 공무원의 신뢰이자 능력이므로 이를 갈고 닦아 공무원으로서 소양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공공과 개인 간의 신뢰가 깨진다면 사회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믿음이라는 것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믿음이 흔들릴수록 우리는 더 많은 의심, 비용, 시간을 들여 더 불편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신뢰가 넘치고 효율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부터 능력있는 청렴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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