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병원에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가족이나 간병인 대신 입원환자를 돌봐주는 의료서비스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도입된 이 제도는 병원이 간호는 물론 간병까지 맡음으로써 환자 가족들의 간병에 따른 수고와 비용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병원측으로서도 외부 간병이나 가족·친인척 등의 병문안이 일부 제한되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 위험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현재 4개 의료기관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2015년 서귀포의료원이 247병상 중 45병상에 처음 도입한데 이어 2016년 제주한라병원이 도내 민간병원 최초로 585병상 중 26병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2017년에는 제주대학교병원이 633병상 중 43병상, 제주권역재활병원이 98병상 중 10병상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행 3년이 지나도 여전히 병상 수가 전체의 8%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도입조차 하지 않고 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보다 간호인력 부족이다. 저임금과 고된 노동 등 열악한 처우 탓에 도내 간호인력의 타지역 유출이 심각한데다 출산·육아 등으로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 올해 제주대학교, 한라대학교, 제주관광대학교 등 3개 대학 간호학과 졸업생 349명 중 도내 근무는 166명(47.5%)에 불과하다. 이번 한해만의 일이 아니다. 매년 졸업생 절반 이상은 상대적으로 급여가 많은 수도권 대형병원 등 타지역 의료기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간호인력 부족의 문제는 비단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간호서비스 저하로 환자 안전과 공공성 등 전반적인 지역 의료서비스 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몫이다. 간호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임금수준 향상과 근무환경 개선 및 재취업 지원 등 대책 마련에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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