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갤러리, 31일까지 19번째 권태순 개인전 

용맹스러우면서 겁 많고, 때로는 우매한 도깨비는 무섭고도 친근하다. 그런가 하면 신비로운 힘으로 서민들을 도와주는 신통력도 갖고 있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의 모든 문제를 방망이 한 방으로 해결해주는 도깨비는 제주 사람들에게 친근한 설문대 할망과 닮은 점이 있다. '만사형통'의 긍정적 메시지가 그것이다.

도깨비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도깨비 작가'로 불려온 권태순 작가가 이번에는 제주의 창조신화가 깃든 '설문대 할망'을 화폭으로 옮겨왔다.

오는 31일까지 연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19번째 개인전이다.

작품에는 제주를 만들고 한라산을 만든 신화에 나오는 설문대할망이 등장한다. 육지의 도깨비가 제주에서 할망으로 바뀌어 산도 만들고 소꿉놀이를 한다. 

'옷 이쁘게 만들어 졌어요. 돌아와서 이제 다리 놓아주세요'라는 주제처럼 할망이 제주도에 육지랑 다리를 놓아준다면 어떨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풀어낸다.

설문대 할망이 500명의 자식이 굶어 죽을까봐 고민하다가 자신을 희생한 사연도 작품으로 등장한다.

권태순 작가는 "사람들이 비가 오기를 바라면 할머니가 재채기하면 되고, 할머니가 노래하면 천둥소리가 되고, 할망 나 돈 벌게 해 주세요 하면 할망이 돈을 벌게 해줄 것 만 같은 도깨비 친구 할망을 그렸다"며 "엄마를 그리듯이 아름다운 제주를 그렸다"고 말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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