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사회부장

두루마리 휴지 한 개를 사기 위해 바구니 한가득 담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나라. 초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모습이다. 

베네수엘라는 최악의 경제난에 지진과 정전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 빵 한 덩어리에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하며, 상한 고기까지 사 먹어야 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많은 베네수엘라인이 국외로 탈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출국이민자 수는 2015년 70만명에서 2017년 160만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 파카라이마시에서는 지역 주민과 베네수엘라 난민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국가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난민들에게 우호적이었던 에콰도르와 페루도 등을 돌리고 있다.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만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일자리를 뺏기거나 범죄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남미지역의 자원부국으로 꼽혔다. 2013년 국민 1인당 총생산(GDP)은 1만200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잘 사는 나라였다. 

안정적으로 상승하던 유가로 인해 단위면적당 세계 1위의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를 미국 등 세계 각지로 수출하며 부를 축적했다. 1998년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저가주택 등 각종 포퓰리즘 복지정책을 통해 장기 집권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상황이 악화됐다.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수출국이던 미국이 자체적으로 석유를 생산하고 석유 수입량을 크게 줄이면서 유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석유 자원 하나에 의존해 포퓰리즘 복지정책에 추진하고 중장기적인 거시경제정책을 등한시했던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제주경제가 늘어나는 가계대출로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6월말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4조439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591억원이 늘었다고 한다. 제주경제 안정화를 위한 가계대출 관리 등 장기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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