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섭 광복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장

108년 전 오늘은 우리민족이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참으로 뼈아프고 통절한 국치(國恥)의 날이다.

우리 모두는 일제의 침략과 만행을 탓하기에 앞서, 깊은 성찰로 역사의 교훈을 얻고, 나라의 소중함을 깨달아 다시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경술국치의 역사는 위정자와 국민 모두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사건이다. 

당시 나이 어린 황제는 무능했고, 자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 모든 것을 주변 강대국 세력에 의존하려 했다. 또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식견이나 국제적인 안목이 부족했던 대신들마저 파벌로 나뉘어져 국정은 구심점을 잃었고, 그로 인해 민심의 분열은 극에 달했다. 

나라를 빼앗길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조건들이 동시적으로 발생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08년이 흐른 지금, 극복되지 않는 역사는 조건만 성숙되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근래 우리나라를 둘러싼 심상치 않는 국제정세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나라마다 군사력과 경제를 앞세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형세가 한말의 정세와 흡사하게 돌아가고 있다. 때문에 나라의 주권을 빼앗겨 굴욕의 모진 세월을 겪은 우리는 친일과 기회주의를 배격하고 새로운 각오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우리는'역사가 있으면 그 나라는 필경 부흥하고, 역사가 없으면 필경 그 나라는 망하게 된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준엄한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일항쟁기 우리 선조들은 매년 경술국치일을 맞으면 독립운동 단체에서는 성명을 내고, 상인들은 철시를 하고,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고, 감옥에서는 단식투쟁으로 동참을 했다. 

광복회가 전국의 지자체 관공서와 일선 학교에 조기게양을 권유하고, 찬 음식을 먹으며 시도지부로 전국적인 규모로 경술국치 상기 행사를 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선열들의 역사를 잊지 않고 이어가려는 것이다. 

모름지기,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바로 잡는 것이며, 정신을 바로 잡으면 나라가 비로소 바로 서게 되는 것이다. 

오늘을 기해 근본을 바로 세우겠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정신으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배워나가야 한다.

그리해 일본에 대해 와신상담과 극일의 자세를 갖고, 오늘의 한반도 위기도 지혜롭게 극복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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