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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담론] "혁신성장 규제 샌드박스, 제주에 우선 적용해야"안병익 식신㈜ 대표·논설위원
안병익
입력 2018-08-28 (화) 14:17:22 | 승인 2018-08-28 (화) 17:10:12 | 최종수정 2018-08-28 (화) 14:18:28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번 선거에서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제주에 '규제 샌드박스' 존을 우선 지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이를 통해 블록체인, 스마트팜, 스마트시티, 에너지 신산업 등 10개 유망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한 기업의 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속히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신기술, 신제품을 가로막는 규제를 모두 풀고 시범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도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거 정부들은 규제개혁을 하겠다고 선언만 해놓고 대부분 흐지부지 넘어갔다. 우리나라는 과거 역대 정부마다 규제개혁을 외쳤다. DJ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었었고 이명박 정부는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고 했고, 박근혜 정부는 '손톱 밑 가시'를 빼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각 정부마다 그렇게 목소리 높여 외쳤던 규제 개선 성과는 매우 초라하다. 여전히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규제가 심한 국가로 전락했다. 어떤 규제개혁 정책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성장을 주도하던 제조업 기반의 조선, 섬유, 금속 등 우리의 주력 산업이 일제히 성장 정체 상태에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가동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이며, 자영업, 소상공인 등의 서민경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실업률도 역대 최고로 높은 상황이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혁신 성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 발전을 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샌드박스는 미국의 가정집 뒤뜰에서 어린이가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모래통(Sandbox)에서 유래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사업자의 새로운 제품, 서비스에 대해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도 심사를 거쳐 시범 사업, 임시 허가 등으로 규제를 면제, 유예해 그동안 규제로 인해 출시할 수 없었던 상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한 후 문제가 있으면 사후 제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어린이들이 맘대로 뛰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가 없는 환경을 주고 새로운 혁신적인 사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2016년 6월 금융산업의 중심지였던 영국이 점차 금융산업의 메카로서의 위상이 흔들리자 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도 '규제 샌드박스'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일본, 미국, 중국, 싱가폴 등 우리의 경쟁국들은 탈규제로 4차 산업혁명에 신속하게 대비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직접 규제 완화를 지시하고 이행 상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파격적인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지바시를 드론 택배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하고 관련 규제를 풀었다. 지바시는 드론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드론 택배 상용화를 곧 앞두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도 최근 기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친기업 개혁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라는 로드맵을 완성하고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산업 고도화를 위한 규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낡은 규제로 인해 혁신성장과 신사업이 제동이 걸리고 국민 불편까지 가중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카풀앱 규제와 함께 불법이라는 이유로 퇴출된 우버가 있다. 국내의 의료·금융 등 서비스 산업은 아직 규제의 틀에 그대로 갇혀 있다. 또 혁신성장으로 꼽고 있는 인공지능·자율주행차·드론·푸드테크·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도 규제가 앞길을 막고 있다. 암호화폐공개(ICO)와 핀테크에 대한 규제도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는 제주도에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우선 허용해 혁신 성장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혁신성장 산업을 국가 전체에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제주도 같은 특정지역에 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도입하고 과감한 규제 개선을 통해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는 혁신 성장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국내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기에는 제주도가 가장 이상적인 지역이다. 제주도를 혁신성장 산업을 메카로 발전시켜, 새로운 미래 도시로 만들고 제주도에서 검증된 각종 혁신성장 산업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병익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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