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귀포시 호근동 하논분화구 일대 농지 일부 구간이 개발을 위한 절토, 성토, 평탄화 작업 등이 이뤄지는 등 심하게 훼손돼 있다. 김지석 기자

서귀포시, 최근 하논 분화구 주변 토지 개발행위 등 적발
폐기물 등도 방치돼 훼손 심각…"체계적 관리 방안 모색"

5만 년 이상의 기후, 식생 정보 등이 담겨 '생태계 타임캡슐'로 불리는 하논 분화구에 대한 복원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하논 분화구 일대가 보존·관리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제주도는 2022년까지 하논분화구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복원, 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도는 460억원을 투입해 분화구 내 사유지 등을 매입하고 분화구 호수인 화구호를 복원, 생태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확보와 사유지 매입과 관련 토지주들의 반발로 하논 분화구 보존·관리 사업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하논 분화구 복원·보전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공약사업에 포함되면서 사업추진에 기대를 모았지만 각종 폐기물과 개발행위 등으로 오히려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28일 서귀포시 호근동 하논분화구 일대를 확인한 결과 일부 구간에 4m 이상의 높이로 흙이 깎여 움푹 파여 있고 주변에는 암석이 쌓여 있었다.

이곳은 상대보전지역 등으로 분류된 농지지만 최근 굴착기 등으로 절토와 성토, 평탄화 작업 등이 진행돼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현장을 확인한 후 해당 토지주에게 다음달 말까지 의견을 제출하라는 원상복구 사전 통지 명령을 내렸으며 토지주가 의견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이곳에서 100m가량 떨어진 하논 분화구 일대에는 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이 버려져 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도 우려됐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하논 분화구 일대 토지주 반발 등으로 사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토지주와 협의를 통해 사유지를 매입하는 한편 하논 분화구 일대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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