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제주도의 비만율이 항상 전국 1~2위를 다툰다. 그만큼 제주도는 음식문화나 음주문화가 발달해 있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최근 들어 20~30대 여성의 비만율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비만은 모든 연령층에 해롭지만 가임기 여성에게는 불임률을 올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불임은 결혼 후 1년간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비만은 여성의 자궁의 정상적인 균형을 깨트리고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에서 여성호르몬 생성을 유도하게 되고 이렇게 증가한 여성호르몬은 난소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여성의 생리불순 및 배란 장애 등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질환이 다낭성난소증후군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만성적인 무배란과 남성호르몬이 증가한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논문에 의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50~70%가 비만에 해당한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에 의하면 비만한 불임 여성이 체중 조절과 함께 불임 치료를 받을 경우 체중 조절 없이 불임치료를 받은 여성에 비해 임신율이 최소 2배에서 4배까지 증가했다. 

필자 역시 한의원에서 많은 비만여성을 상대하고 있다. 임신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원하는 환자를 많이 접하게 되고 또 체중 감량이후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관찰하게 된다.

보통 몸무게의 10~15㎏ 정도를 감량하게 되면 많은 경우 배란장애를 극복하게 되고 생리가 원활해지면서 자궁기능이 튼튼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운동까지 겸하게 된다면 금상첨화다.

우리의 몸의 어떤 장기든 지방에 익숙한 장기는 없다. 자궁 역시 마찬가지다.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체중감량을 먼저 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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