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학교폭력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폭행·금품갈취 등 드러나는 폭력보다 언어폭력·집단따돌림 등 은밀한 폭력이 늘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가 두드러지면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학교폭력은 줄어든 반면 초등학생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5월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5만7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은 1.6%(903명)로 지난해보다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3.4%(649명)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은 0.9%(163명), 고등학생은 0.5%(91명)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더욱이 초등학생의 경우 2014년 2.4%에서 2015년 2.5%, 2016년 2.6%, 2017년 3.0%로 매년 피해 학생들이 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반면 중학생은 2014년 1.5%, 고등학생은 0.6%에서 줄었다. 

피해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4.1%로 가장 많은데 이어 집단따돌림·괴롭힘(16.6%), 스토킹(11.4%), 사이버 괴롭힘(9.9%) 등 은밀한 폭력이 대다수로 70% 이상을 차지했다. 신체폭행은 11.4%, 금품갈취는 6.6%였다. 그런가하면 강제추행·성폭력 피해도 5.3%나 돼 충격을 주고 있다. 도내 학교폭력이 심각해지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되는 사안도 매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14년 169건에서 2015년 156건, 2016년 159건, 2017년 215건에 이어 올들어서도 6월말 현재 119건에 이르고 있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폭력을 겪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 트라우마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다. 나이가 어릴수록 정신적 상처는 더 깊이 남을 수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과 감시도 중요하지만 예방교육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학교폭력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학교와 교육청은 물론 가정, 지자체, 사회구성원 모두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