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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줄씨줄] '생태계 타임캡슐'김지석 사회부차장
김지석 기자
입력 2018-08-29 (수) 15:57:59 | 승인 2018-08-29 (수) 15:58:49 | 최종수정 2018-08-29 (수) 15:58:43

5만 년 이상의 기후, 식생 정보 등이 담겨 '생태계 타임캡슐'로 불리는 하논 분화구는 제주도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마르(maar)형 분화구로 3만∼7만 6000년 이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논 분화구는 국내에서는 드문 이탄(泥炭)습지로, 응회환 화산체와 분석구(scoria cone)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화산으로 바닥에는 5만여 년 동안 형성된 깊이 7m의 습지 퇴적층이 있어 시대에 따라 식생과 기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루 1000∼5000ℓ의 용천수가 분출돼, 500여 년 전부터 벼농사를 짓는 논으로 사용됐다.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제주 하논 분화구 복원·보전' 발의안이 채택되며 국가 차원의 복원·보전 필요성이 급부상했다.

제주도는 하논 분화구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하기 위해 1단계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비 460억원을 투입해 분화구 내 사유지 등을 매입하고 화구 호수를 복원하며 2단계로는 2023년부터 분화구 능선 구역과 분화구 습지 밖 동식물 복원 및 식생 회복 사업을 할 계획이다. 3단계로는 박물관 및 체험관, 연구시설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논 분화구 대부분이 사유지다. 

이를 매입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토지주들과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하논 분화구 복원·보전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5만 년 이상의 기후, 식생 정보 등이 담겨 있는 하논 분화구를 복원·보전하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체계적인 복원·보전 계획 및 관리 계획 없이 소중한 시민들의 자산을 무조건 통제하는 것은 곤란하다.

게다가 행정당국의 무관심 속에 최근 하논 분화구 일대에 각종 개발행위가 이뤄지는 등 '생태계 타임캡슐'이 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하논 분화구를 복원·보전하기 위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토지주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등 미래의 가치를 지키는 일에 행정력을 더욱 모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지석 기자  kjs@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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