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태 세화중학교 교장

대한민국헌법 제31조에 의거 만들어진 교육기본법 제9조에 '학교교육은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人性)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全人的) 교육을 중시해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인교육의 지향점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인지적·정의적·심동적 세 영역이 교육을 통해 모든 자질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도록 성장·발달시켜 원만한 인격자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다. 콩나물을 키우기 위해 부은 물은 곧바로 빠져 나가지만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학생을 움직이고 생각하게 하는 영감을 주는 것은 오롯이 선생님의 몫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치우치면서 전인교육에 힘을 쏟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지식생태계를 구성하는 지식의 생산자, 전달자,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져 누구든지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하며 소비할 수 있는 다양성의 시대다.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누군가에게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함께 배워가는 사회적 학습 과정이 될 것이다. 또 지식의 유효기간은 점점 짧아질 것이고 미래를 전망하는 관점의 다양성이 존중되다 보면 여러 가지 가능한 답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꿈을 실현하게 하는 교육은 정답이 있을 수가 없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이나 특성을 무시하고 똑같은 학습목표를 정해 이를 성취하고 도달하기 위하여 한 교실에서 똑같은 내용을 배워 암기하고, 같은 시험문제로 평가하는 현재의 교육방법은 바뀌어야 한다.

라틴어 '콤페텐티아(Competentia)'에서 유래된 '컴피턴시(Competency)'는 일이나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나 잠재적 능력인 역량을 의미한다. 역량은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역량의 중요성은 더 강조되고 있다. 앞으로의 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색깔과 향기를 찾고 소유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역량중심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21세기에는 복잡한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롭고 불분명한 문제를 해결하는 복합문제 해결 능력, 논리와 추론을 통해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방안이나 문제 접근 방식들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 어떠한 주제나 상황이 주어졌을 때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거나 문제 해결과정에서 창의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창의력, 각자의 능력을 분석해 적합한 업무를 배정하고 동기부여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최대의 업무 성과를 거두게 하는 인적자원 관리 능력, 상대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협업 능력, 상대의 반응을 인지하고 상대의 반응을 이해하는 감성 능력,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스스로 가장 합리적 선택과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판단 및 의사 결정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협력으로 남을 돕기 위해 적극적 방법을 모색하는 서비스 지향성, 생각이나 이익에 차이를 보이는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협상 능력, 새롭고 불분명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규칙이나 원리를 적용할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인지적 유연력과 같은 10대 역량을 갖춘 새로운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실은 정해진 답을 외우고 평가하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다양하고 고유한 색깔과 향기를 품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돼야 한다. 이렇듯 교실이 바뀌었을 때, 학생 개개인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과 향기를 찾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또 이것은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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