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에 겪은 일 진술…사실관계 파악 나서
편지도 전달…학교측 "사실무근…강요 없었다"

도내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해 피해 학생 조사 과정에서 위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초등학생은 자신이 겪은 일을 적은 편지를 경찰과 검찰에 보냈고, 경찰이 해당 학생의 진술조사에 이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부모와 함께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자신의 부모가 A군의 학교폭력 피해 조치 문제로 학교 관계자를 제주지방검찰청에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진술조사를 받았다. 

A군은 부모 요청으로 영상녹화실에서 지난해 11월 27일 오후 학교 교장실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경찰에 알렸다.

A군은 당시 교사 5명과 진행한 피해 조사에서 "경찰에서 조사 받은 것은 아무 필요 없다" "'괜찮다'라고 써라. 안 쓰면 집에 안 보내 준다" 등의 말을 교사들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무서웠다는 얘기도 꺼냈다.

이 과정에서 불안을 느낀 A군은 피해조사 다음날 부모와 함께 117학교폭력신고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A군의 이름으로 된 편지가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지방검찰청에 전달된 상태다.

한글 파일로 작성해 A4 용지에 출력한 편지에는 당시 학교 교장실에서 겪은 일들과 진실을 밝혀달라는 요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경찰서는 A군의 편지를 접수하고 사실 여부 파악에 들어갔다. 해당 부서도 A군의 진술 부분에 있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교사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이후 검찰 지휘를 받을 계획이다.

A군은 부모와 함께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때린 친구에 대해)처벌을 원한다고 쓰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은 괜찮다고 쓰라고 했다"면서 "무서웠다"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B교사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기 전에 사안조사를 한다.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이를 맡는데 위원장인 교감과 위원인 보건교사, 상담교사 또는 생활부장, 학교폭력담당, 필요에 따라 담임교사를 입회시키기도 한다"며 "사안조사 장소는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 그날 비어있던 교장실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10개월 전 일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20~30분 가량 조사 시간 동안 공포 분위기나 강요는 없었다"며 "''경찰 조사 소용 없다' '집에 안 보내준다' 등의 이런 말들을 교육자들이 하겠느냐. 그 당시 아무 말도 없다가 이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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