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스포츠센터 개관 지연, 체육관 태풍 피해 등 영향
10월 25일 체전 개막 앞두고 훈련 공간 없어 '전전긍긍'

제주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과 관련해 발주처인 제주특별자치도와 시공업체 간의 법정다툼으로 개관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장애인 전문체육선수(엘리트선수)들이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게다가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막이 50여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연습공간이 없어 체전 대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경기력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도내 장애인 체육종목과 엘리트선수는 26종목의 405명(남 281명·여 124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북도 일원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제주도선수단은 금메달 37개, 은메달 31개, 동메달 43개 등 모두 110개의 메달을 석권, 역대 최다메달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도 대표 선수단은 장애인 전용 체육공간이 없어 제대로 훈련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대회에서 금3·은3·동1 등을 휩쓴 배드민턴 종목의 경우, 현재 훈련공간이 없어 도내 체육관 이 곳 저 곳을 떠돌고 있다.

배드민턴 선수단은 장애인스포츠센터 개관에 맞춰 선수 훈련 프로그램을 미리 짜 놓았지만, 법정다툼이 장기화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제주시 종합경기장 내 복합체육관의 코트 4개를 빌려 일반 동호인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연습하고 있었지만 지난달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지붕이 파손되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겨우 탐라장애인복지관의 체육관을 빌렸지만 동호인 대여시간에 함께 연습하고 있어 전문적인 훈련이 힘든 실정이다. 

이달부터 조천체육관으로 옮길 예정이지만 이미 대관한 여러 단체와 스케줄이 얽혀 있어 연속성 있는 훈련이 불가능하다.

배드민턴 전 국가대표 안경환 선수(52)는 "희망고문이 따로 없다"며 "10월 25일 체전이 열리는데 언제까지 떠돌아 다녀야 하나"고 토로했다.

역도, 싸이클, 축구 등 다른 종목도 배드민턴 선수들의 상황과 비슷하다.

특히 장애인 선수들은 일반 선수들과 달리 휠체어 등 전용 장비를 항상 갖고 다녀야 해 전용체육시설에서만 제대로 된 훈련이 가능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내 일반 체육시설에서는 한계가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 전용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 헬스장 등이 갖춰져 있는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이 미뤄지면서 종목별 선수들의 훈련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며 "장애인체육인의 유일한 희망인 장애인스포츠센터 준공이 될 수 있도록 조기 판결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사진설명>오는 10월 25일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맞춰 도내 장애인 엘리트선수들이 훈련에 돌입하고 있지만 전용체육시설이 없어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후 제주탐라복지관 3층 체육관에서 장애인 엘리트선수들이 동호인들과 어울려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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