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1일 집중 호우에 도로 및 주택가 곳곳 침수
서홍동 지하주차장 등 물에 잠겨…시 "우수관 등 점검"

"갑자기 폭우가 시작되고 얼마 안 돼 무릎까지 빗물에 잠겼습니다. 장마철도 아니고 태풍이 온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심한 물 폭탄은 처음입니다"

지난 1일 서귀포시에 내린 시간당 120㎜ 안팎의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주택가가 침수되는 등 도심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다. 

이날 오후 3시 서귀포시 서홍동 흙담솔로 일부 주택가 지하창고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빗물에 잠기면서 인근 주민들이 지하 전체에 가득 찬 물을 빼내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지하창고에 보관 중인 물건과 지하주차장에 서 미처 빼내지 못한 자전거 등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인근 우수관이 빗물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물이 차오르자 주변 상인들도 빗물에 쓸려 들어온 낙엽과 진흙을 청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는 10m 정도 되는 집수구가 있었지만 솔잎 등 낙엽과 토사, 쓰레기 등에 막혀 배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날 침수를 막지 못했다.

주민 김모씨(39)는 "비가 쏟아지고 우수관에서 빗물이 역류하더니 순식간에 가게 물이 차올랐다"며 "이렇게 한꺼번에 내린 비도 처음인 것 같고 도로가 빗물에 잠긴 것도 처음 본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은 "솔잎 등으로 우수관이 막힌데 다 우수관이 역류하면서 침수 피해를 키웠다"며 "그동안 솔잎이 우수관에 들어가 쌓이면서 우수관이 막힐 우려가 있다며 행정당국에 청소 등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청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해현장을 찾은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은 "우수관이 역류한 것을 보면 우수관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당국은 앞으로 폭우에 의한 빗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수관 등에 대한 점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상·하수도관에 대한 점검을 통해 우수관을 넓히거나 집수구와 우수관 연결 부위를 확대하는 등 집중 호우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와 서귀포시 관계자들은 막힌 집수구를 뚫고 배수펌프 등을 동원해 물을 빼냈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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