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나이’ 소산(素山) 안흥찬씨(72·제주시 연동)가 반세기 가까이 한라산을 오르며 보고 느낀 감흥을 화폭 속에 담아낸 ‘한라산 그림’들을 한라산 자락에 부려놓는다.

 한라산 연구소가 오는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라산 국립공원 성판악 전시장에서 선뵈는 「素山 안흥찬 화백 초청 한라산 작품 초대전」은 평생을 산꾼으로, 작가로 살아온 안씨가 그림으로 들려주는 정겨운 한라산 이이야기다. 전시작품 57점.

 소산 선생은 지난 58년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해 올해로 만 44년을 한라산 품속에서 살았다. 그는 또 온몸으로 껴안은 한라산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추억하기 위해 77년부터 붓을 들어 올해로 25년째 한라산을 그리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주도연맹 초대회장, 제주산악회장, 제주도적십자 산악안전대장을 역임한 그는 제주산악회 종신회원으로 한라산 품을 떠나지 않는 제주산악계의 산증인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산을 오르는 게 예년 같지 않지만 그 대신 화폭 앞에 앉는 시간은 더 많아졌다.

 “한라산은 나의 스승이요 연인입니다. 하루라도 산을 오르지 않으면 그리움에 몸살이 나고 그 품에 안기면 그렇게 포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듯 소산 선생은 몸살 앓듯 한라산을 그리워하고, 한라산을 오르며 몸살을 이겨냈다. 눈만 뜨면 떠오르고,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한라산의 실루엣을 화폭에 옮겨놓은 게 그의 ‘한라산 자식’들인 셈이다.

 소산 선생은 한라산을 밑그림 없이 그린다. 한라산을 오르며 보았던 산세와 그 속에서 느꼈던 감흥을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그려 여느 작가와는 다른 독특한 화풍의 한라산을 연출한다. 지난해부터는 붓 대신 목탄으로 한라산을 그린다. 전시개막 20일 오전 10시. 문의=742-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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