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편집부장 대우

최근 유명 패션 잡지 '코스모폴리탄' 10월호 영국판 표지에 한 플러스 사이즈(기성복 표준 사이즈 보다 큰 사이즈) 모델이 등장했다. 136㎏의 테스 홀리데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표지속 그녀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포효한다'는 특집 기사 제목 옆에서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출신의 모델 테스 홀리데이는 남다른 신체 사이즈의 소유자임에도 평소에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여느 모델과 다름없이 자신감에 찬 모습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또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플러스 모델에 대해 "학교 성적도 A보다 A+가 나은 것처럼 플러스 모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패션업계 안팎에서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내 몸 그대로를 긍정하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미국 속옷 브랜드 에어리는 보정을 거치지 않은 평범한 몸매의 여성을 모델로 쓰며 보디 포지티브 운동에 앞장 선 결과 전년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33%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며 미투·탈코르셋 등 굵직한 여성주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에도 그런 변화가 감지된다. 얼마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키워드는 이영자 수영복이었다.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들과 단합대회를 떠난 코미디언 이영자는 야외수영장 앞에서 수영복으로 몸매를 한껏 드러냈다. 이영자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져도, 사회가 갖고 있는 인식과 나의 자존심과 싸우고 있는 거다"라고 밝혔다. 또 가수 에일리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어트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저는 신경 안쓰기로 했어요. 스스로 너무나 행복하고 제 노래에 만족하는 게, 자신의 몸을 가장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밝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인형같은 모델을 내세워 대중들에게 비현실적인 신체 인식을 심어주던 패션업계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해 다양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비만을 미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비쩍 마른 모델이나 비만인 모델이나 모두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어쨌든 아름다움의 기준은 한가지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보디 포지티브 운동은 꽤 긍정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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