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않다.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 폭우 피해로 농수축산물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계 주름살도 늘고 있다. 더욱이 추석 명절을 20여일 남기고 물가 불안이 가중되면서 도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상승했다. 수치상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전국평균(1.4%)보다 낮아 그나마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누진제 완화로 전기요금이 하락했는가 하면, 제주에서 실시중인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이 반영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농수축산물 등 신선식품이 큰 오름세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6%, 지난달에 비해서는 무려 12.1% 올랐다. 채소류 가격은 말그대로 천정부지다. 지난달보다 시금치가 186.2% 급등했는가 하면 부추 69.5%, 깻잎 53.5%, 무 47.0%, 호박 42.1%, 파 36.4%, 배추는 28.7%나 올랐다. 과일도 복숭아 22.6%, 포도 12.1%, 수박 8.5% 상승했다. 축산물은 돼지고기가 1.4%로 소폭 하락했지만 국산소고기는 3.9% 올랐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휘발유는 8.5%, 경유는 10.8% 오르는 등 기름값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공공주택관리비도 16.2% 올랐다.

물가는 서민가계와 직결된다.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쪼그라들게 된다. 게다가 이미 치솟을 대로 치솟은 물가에 추석까지 앞두고 있으니 서민가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가 성수품 공급을 대폭 늘리는 등 추석 물가 안정에 나섰다. 제주도 물가당국도 농수산물 등 추석 성수품 수급 및 가격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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