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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초가는 제주인 삶 그 자체"제민스토리 / 강임용 제주도무형문화재 19호 초가장
이은지 기자
입력 2018-09-06 (목) 20:27:04 | 승인 2018-09-06 (목) 20:29:03 | 최종수정 2018-09-06 (목) 20:34:15

"글쎄 언제부터였을까요. 제주의 모진 바람과 억센 비를 막아준 초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삶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어요"

강임용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9호 초가장(지붕 잇기 장인·70)이 웃으며 말했다. 트고 갈라진 손이 그간의 세월을 말해준다. 

정의현의 도읍지로 옛 제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성읍민속마을에서 태어난 강씨는 아버지와 동네 어르신들이 초가를 짓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제주 초가지붕은 강한 바닷바람과 비를 막기 위해 육지보다 더 촘촘히 매야 한다. 전통 초가 기술 중 가장 까다롭기로 알려진 초가지붕 잇기는 어린 강씨의 눈에도 어렵게만 보였다. 

강씨는 아버지와 동네 어르신들의 어깨너머에서 쌓은 내공으로 조금씩 기술을 익혔고 직접 건축에도 참여했다. 초가지붕 잇기를 업으로 삼은 것은 그에게 그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1990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3년 동안 초가장들과 표선민속박물관 초가를 지었다. 민속박물관 130여동의 초가지붕은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강씨는 "적지 않은 나이 때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작업을 해서 그런지 민속박물관 초가는 그 어떤 초가보다 큰 애착이 간다"며 "지붕을 잇는 작업을 하다 보니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지만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기에 쉬지 않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육지와는 다른 독특한 형태로 짓는 제주 초가를 전승·보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2008년 4월 18일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초가장'이 지정됐다.

전통 초가를 짓기 위해서는 목공, 석공, 토공, 지붕 잇기 장인 4명이 한 팀을 이뤄야 한다. 무형문화재 제19호 초가장은 다른 무형문화재와 달리 한 단체로 구성됐다. 

석공 분야에 강창석씨, 토공 분야에 김권엽씨, 초가지붕 잇기 분야에 강임용씨가 지정돼 맥을 잇고 있다. 목공 분야는 현남인씨가 맡았지만 몇해전 유명을 달리하면서 현재는 공석이다. 

강씨는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요즘도 전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공석으로 남아있는 목공분야 초가장의 자리를 채우고 초가장 바로 밑에서 후학 양성에 실질적으로 힘을 쓰는 전수자가 아직 공식으로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씨는 "초가장이 지정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도에 계속 전수자 등록을 요청하고 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며 "제주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성읍민속마을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전수자 등록과 지원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이 닿는 데까지 가진 기술을 모두 전수할 것"이라며 "초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eunji5165@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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