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민·관 협력을 강화해 돼지열병을 종식시킨 제주지역 양돈산업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는 돼지열병 보다 더 무서운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전자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축산물 가공품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케냐에서 첫 보고된 이후 유럽과 러시아, 중국까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현재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차단방역에 빈틈이 발생할 경우 제주 양돈산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 선양에서 제주국제공항으로 들여오던 중국인 여행객의 휴대 축산물 가공품(소시지)을 검사한 결과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전자가 발견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전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유전자는 중국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역당국은 이에따라 3~4주 걸리는 세포배양검사를 거쳐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제주도와 검역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것은 현재까지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발병하면 연간 조수입 4000억원대의 양돈산업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감염 사례가 없지만 우리와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한 중국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유입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해외에서도 2014년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체코, 루마니아, 헝가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아시아로 확산되면서 극심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돼지에만 감염되는 전염병이지만 행여 제주에서 발병할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해 양돈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중국 여행객처럼 가축전염병 확산은 국경이 없기에 제주사회의 차단방역 강화만이 유일한 치료제라 할 것이다. 제주도 방역당국이 튼튼한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양돈농가의 축사소독, 해외 여행 도민들의 축산물 반입 금지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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