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효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 주무관

지난해 사상 유례 없는 이상기후로 가뭄현상이 지속되면서 5월부터는 중산간 지역뿐만 아니라 용천수를 원수로 사용하는 제주시 구 도심권에도 물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제주시 내 주요 용천수의 수위(삼양, 용담, 이호, 외도 등)가 급감하면서 삼양1, 2수원지를 주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별도봉 및 도련정수장은 용수공급능력이 현저히 저하됐고 지난해 7월부터는 건입동 및 삼화지구 지역에 1일 5000t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별도봉 및 도련정수장은 대체 정수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삼양3수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때 상수도부 직원들은 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지난 2008년 7월부터 수질문제로 가동중지 된 제주시 최초의 수원(1957. 6월 개발)인 금산수원지 활용을 검토했다. 금산수원지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일주일간 주·야간을 가리지 않은 결과 도수관정비가 완료됐고 6월 말에는 본격적으로 금산수원지에서 사라봉정수장으로 1일 4000t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완성됐다. 7월부터 본격적 가동 및 도민에게 안전한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수질검사 등을 재차 시행하고 실시간 수질 감시를 위한 수질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금산수원지의 임시 가동으로 제주시권 하절기 급수난은 그나마 해소가 가능했으며 금산수원지 본격 개발을 위한 국비확보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상수도부의 고생을 알아준 덕분인지 국비절충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2018~2020년 3개년 동안 60억원 예산도 환경부로부터 확보하게 됐다. 금산수원지 개발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용역을 준비하여 올해 시작과 함께 설계용역이 시행됐으며 올해 7월부터는 지하수공사도 착수됐다. 뿐만 아니라 도민에게 안전한 상수도를 공급하고 향후 수질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완속여과 공정을 과감히 탈피하여 고도정수처리공정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런 과감한 금산수원지의 정수처리시설도입은 앞으로 제주도 물 산업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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