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사)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 제주도지부장

어느 날 문뜩 왜 살아야 하는가. 의문이 생긴다면 당신은 무엇이라 대답하겠는가. 돌고 도는 삶속에 누구나가 행복을 추구하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위해 혼신을 다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원치 않은 슬럼프에 빠져 해매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가끔은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한 사람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는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몇 날 몇 일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그 안에 매몰 될 때 '자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자살'이라는 행동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자신의 삶을 고군분투 하다가도 심리적, 경제적, 신체적 고통 등 여러 가지 환경 요인들이 복합되는 어느 한 시점에서 이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매년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 자살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제정한 날이다.

매년 약 100만명이 자살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충격으로 주위 사람들까지 심적인 고통과 함께 자살 위험을 전염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4년부터 매년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정해놓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명예스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3년 째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그동안 정부의 노력과 사회단체들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노인자살과 청소년 자살의 문제는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중점 과제중 하나로 남아 있다.

지난 2016년 통계청 발표 자료에 의하면 표준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10~12명)의 두 배를 넘기고 있으며 하루에 36명이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 파동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결국 이 모든 것은 행복지수와 관련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우리나라 국민행복지수는 34개 회원국 가운데 33위인 최하위권에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모두가 복합적인 요인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절실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올해 14회 차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계기로 각계각층에 전문가는 물론 온 국민 모두가 자조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대한민국 자살예방에 대한 인식이 더욱 더 높아져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최근 사례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아내의 유흥으로 인해 가정파탄에 이르게 된 한 남성의 살려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 죽을 것 같다. 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나 혼자만 남겨두고…"라며 더 이상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해 이별에 대한 고통 속을 헤매고 있었다.

상담 후 더 놀랐던 건 카톡 속에 남겨진 그의 글들이었다. 가상(세상을 떠난 어머니)속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며 사회와 고립된 채 혼자만의 세계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인정이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대변해 주는 듯 해 씁쓸했다.

서로 공감해주고 이해해 주려는 마음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구하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말과 행동으로 자살 의사를 내비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르거나 왜면하는 일이 많아  뒤늦게 깨닫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단 한사람만이라도 내말을 들어줄 수 있다면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절대 간과하지 말고 안부를 터치'하자.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연결로 모두가 행복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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