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탐라문화광장이 무질서와 범죄 행위로 얼룩지며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김대생 기자

최근 경찰관 폭행에 공연음란·여성 성추행 등 잇따라
노숙인·주취자 점령 불편·불안 가중...근본대책 요원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탐라문화광장이 무질서와 범죄 행위로 얼룩지며 조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산지천광장 주변의 성매매 호객행위도 모자라 취객·노숙인들에게 점령당하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께 탐라문화광장에서 순찰중이던 자치경찰이 술에 취한 5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 남성은 이날 자치경찰 2명이 다른 곳에 가서 술을 마시도록 조치하자 이에 불만을 품어 욕설과 함께 술병을 휘두르는가 하면 제압하는 자치경찰 1명의 다리를 깨물었다.

자치경찰은 이 남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고 제주동부경찰서에 인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탐라문화광장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해당 남성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20분께 탐라문화광장에서 여성의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다.

또 지난달 22일 오전 11시40분께 산지천광장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한 혐의(공연음란)로 경찰에 입건된 4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실제 광장에서 노숙자·주취자들의 폭력이나 소란 등으로 하루 평균 1~2건의 경찰 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도심지 문화광장인 산지천광장에서 무질서와 범죄 행위로 불편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지만 근본적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매주 주말마다 탐라문화광장 한쪽에서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밤낮없이 노숙인과 주취자들이 술판을 벌이는 등 무질서한 행위로 문화광장 분위기를 퇴색시키고 있다.

여기에 밤만 되면 성매매 호객행위까지 성행하는 등 도심지 휴식공간 기능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민과 상인들이 탐라문화광장협의회를 구성해 탐라문화광장 일대를 '금주·금연거리'로 지정해달라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자 경찰이 최근 유관기관과 대책회의를 갖고 순찰, 거점근무 등 예방활동 강화와 캠페인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지 의문이다.

광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광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데도 해결책 하나없이 방치되고 있다"며 "자치경찰 탐라문화광장 센터도 산지천광장이 아닌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예방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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