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출판사 교과서중 2개 문장서 할머니가 손자에게 높임말 
"할망" 호칭, "무승 거"도 부적절…"전국적으로 바로잡아야"

고등학교 1학년 「국어」(비상출판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제주어에서 할머니가 손자에게 높임말을 하는 등 오류가 발견돼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에 따르면 김 전문연구위원이 김지연 제주중앙여고 국어교사의 의뢰로 해당 교과서를 검토한 결과, 4개 문장에서 제주어가 잘못 사용됐다.

오류는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를 담은 활동4 '바람직한 듣기·말하기 방법' 부분에서 나타났다.
잘못 사용된 문장은 "무승 거 허염나" "이거 뭐우꽈?" "할망" "맛 조수다게" 등이다.

4개 문장중 "이거 뭐우꽈?"와 "맛 조수다게" 등 2개 문장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한 말로, 평어 대신 '-우꽈' '-수다' 등 높임말로 잘못 표현됐다.

김 전문연구위원은 두 문장의 바른 표현으로 각각 "무신것고?" 또는 "무신거니?", "맛 좋다이" 또는 "맛 좋다"를 제시했다.

"무승 거 허염나" 문장 역시 '무슨 거'를 발음대로 표기하면서 나타난 오류로 판단했다.

'무슨거'는 표준어 '무엇'에 대응하는 방언이기 때문에 "무신거 헴시니"나 "무신거 호(아래아)염시니?" 등이 옳은 표현이며, 할머니들은 "허염나"를 잘 쓰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전문연구위원은 손자가 할머니에게 "할망, 맨도롱 똣똣헐 때 확 들이킵써"라고 말한 부분에서도 '할망'은 지칭은 가능하지만 호칭으로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그냥 '할머니'나 '할무니'로 부르고, 뒷 부분도 "맨도롱 또(아래아)똣(아래아)헐 때 확 들이싸붑서', '맨도롱 또(아래아)똣(아래아)헐 때 확 들이씁(씹)서'처럼 쓰는게 좋다고 밝혔다.

김 전문연구위원은 "교과서는 대기고, 제주사대부고, 제주외고, 서귀포고, 제주중앙여고 등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이어서 빠른 시일 안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제주어 오류 외에 타 지역 방언도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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