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돈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제주감귤박람회가 올해로 벌써 6회차에 접어든다. 1991년에 서귀포의 감귤 재배 농업인들이 모여 '서귀포농업전람회'로 시작한 행사가 지난 2013년부터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박람회로 성장해 6회에 이르고 있다.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올해 두 번째 맞이하면서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국제박람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8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세계를 보는 제주, 미래를 여는 감귤'이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11월 7~13일까지 대한민국 감귤 최고 주산지인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열린다. 감귤품종전시관, 농업기술관, 감귤산업전시관, 비즈니스 전시관 등 6개의 전시마당을 비롯해 감귤전문가 컨퍼런스, 농업기술 정보 공유, 홍보·판매, 해외 교류 등으로 진행된다.

제주도의 감귤재배 역사를 돌이켜보면 고려사에 백제 문주왕 2년 (서기 476년) '탐라에서 토물(土物)을 헌상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감귤이 재배되고 외부와 교류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제주에서의 감귤 재배의 역사는 1500년 그 이상일 것으로 가늠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인류가 정착생활을 하면서 농경 행위가 시작됐는데 이후의 농업의 발전 흐름을 보면 화폐가 유통되기 이전까지의 농업은 '생계형 농업'이었다. 이 시기의 감귤은 생계유지를 위한 작물이기 보다는 향료나 약재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00여년 전 근대화 물결과 함께 '환금형 농업'이 더 발전했다. 

지금까지의 농업이 생계형 농업, 환금형 농업이라면 미래의 농업은 '가치형 농업'이 될 것이다. 그동안 농업은 식량을 공급하는 근본적인 역할에 가치를 뒀으나 미래 시대에서는 삶의 질 향상과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에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개최되는 '2018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제주감귤 1500년의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고 제주 감귤의 미래 가치를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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