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청소년 도박 문제가 심상치 않다. 적지않은 청소년들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청소년기는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아 게임과 도박을 혼동하기 쉬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박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 확산과 인터넷 발달로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도박 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보니 도박을 하는 청소년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주센터가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내 중·고등학생 999명을 대상으로 도박 예방교육 및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위험·문제군 학생은 10%였다. 위험군은 도박 경험이 있는 경미한 수준이지만 문제군은 반복해서 경험하는 심각한 수준을 말한다. 학년별로는 중학생이 5.36%(위험군 4.91%, 문제군 0.45%), 고등학생은 11.88%(위험군 7.31%, 문제군 4.57%)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도박은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불법 온라인 사이트들이 넘쳐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하지만 중독성이 강해 헤어나오기 어렵다. 심지어 도박자금을 마련하려고 2차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실제 제주센터에서 상담한 한 청소년은 용돈을 도박에 모두 써버리자 부모의 휴대폰을 이용하거나 지갑에 손을 대는가 하면 친구들로부터 돈을 뺏기도 했다. 이 청소년은 온라인 도박으로 1000여만원을 잃었다.

청소년기의 도박이 걱정되는 것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성 및 병적 도박자의 70%가 20세 이전에 도박을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청소년기의 특성상 또래에서 한명이 도박을 시작하면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를 뿐 아니라 중독에 빠질 위험도 크다. 청소년 건강을 위협하고 가정파괴와 2차범죄 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청소년들이 도박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예방교육 등 교육당국과 가정을 비롯해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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