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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지침' 제주 주민 갈등 부른다
이소진 기자
입력 2018-09-12 (수) 15:51:59 | 승인 2018-09-12 (수) 15:55:34 | 최종수정 2018-09-12 (수) 16:35:45
주차 구역이 아닌 제주시내 한 이면도로 옆 공동주택 벽면에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때 '주차면 확보' 필수 아니
이면도로 옆 사유지에 부착땐 '주차 시비' 발생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주민 간 주차 갈등을 초래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양모씨는 최근 제주시내 한 골목길에 차를 세웠다가 전기차 충전 구역이라며 차를 빼달라고 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양씨는 "집 울타리에 충전기를 설치하고 골목길을 자신의 주차구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자신들의 권리로 착각하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도내에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는 모두 1만570기다. 이중 개방형은 1499기이며, 비공용(홈충전기)은 9071대다.

비공용 전기차 충전기 신청은 환경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설치 여부는 '충전기 설치를 위한 현장조사 검토항목' 지침 등을 기준으로 진행한다.

문제는 일부 충전기가 전용주차면이 아닌 '내 집 앞'에 설치돼 주민 간의 주차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침에 따르면 '전용 주차면 지정이 가능한 장소 또는 다른 차량이 주차할 수 없는 장소' 등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단서조항으로 '전기자동차 전용주차면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반드시 전용주차면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아니어서 '사유지 내'라면 충전기를 설치하는데 문제가 없다. 자신의 집에 충전기를 설치해 놓고 이면도로를 자신의 주차장처럼 사유화하고 있다는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환경부에서도 민간충전사업자의 신청서류와 토지대장 등 문서를 통해 설치 가능 여부를 살펴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충전기 설치 전 현장조사 때 전용주차면 확보 여부 등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지침 기준을 명확히 해 주민 간 시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도 관계자는 "홈충전기 설치 기준이 까다로워지면 전기차 보급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향후 전기차 충전인프라 설치 지침 개정과 관련해 환경부에 의견을 적극 개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lllrayo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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