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UDT 자원 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

필자는 제주 바다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 지난 6월 26일 마대 150장 가지고 제주에 왔다. 

제주도에 와보니 공기가 좋아 기분이 좋았지만 어리둥절했다. "왜 쓰레기가 많은데 마을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봉사를 하지 않을까". 부산에서는 대학생, 중·고등학생, 노인들이 단체로 와서 해안쓰레기 수거봉사를 하고 가는 것에 비해 제주는 부족해 보였다.

필자가 가져온 150장 마대가 다 떨어질 무렵 우의를 입은 학생 70여명이 해안가 쓰레기 수거를 하면서 필자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학생들은 필자가 쓰레기를 수거해 놓은 곳 옆에 마대를 놓아뒀다. 70여명의 학생들이 모아놓은 마대가 5개가 되는 것을 보고 "봉사는 마음을 비운자 만이 참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구나"하고 생각했다.

필자는 봉사를 하다가 마을 정자에 앉아 점심을 해결할 때가 종종 있다. 이 때 마을 사람들이 와서 "어디서 왔느냐" "얼마 받고 하는냐"고 물어보곤 한다. 필자가 "순수하게 자원봉사를 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미쳤다"며 "왜 하느냐"고 말을 하면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이 때 필자는 "비록 오른팔은 없지만 내 몸이 조금 고생하면 제주에 오는 모든 내·외국 관광객들이 해안가에서 사진을 찍을 때 제주 바다 이미지가 실추당하는 일은 없지 않냐"고 대답을 한다.

필자는 지난 15일까지 제주 전지역 해안가를 돌면서 쓰레기 2300마대 분량을 수거했다. 필자가 83일 동안 해안쓰레기를 수거하고 봉사를 해도 사람들은 왜 그리 한결같이 무시를 하는지 섭섭하다. 아무리 오른팔이 없어도 무시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한달 반은 제주에서 봉사할 예정이다. 평소 차에서 숙식을 하며 봉사를 했지만 가능하다면 사용하지 않는 해녀 막사나 어촌게 사무실을 숙소로 사용해 봉사 후 숙식이 해결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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