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근로자 건강지킴이 '로하스 프로젝트' 16. 급성 췌장염

췌장구조사진.

통증 발생 후 10~20분·수시간내 극심...대부분 입원
담석·고중성지방혈증 등 원인 다양…꾸준한 관리 필수

△갑작스런 복통 유발

췌장은 위의 뒤쪽에 가로로 길게 뻗은 기관이다. 몸에 들어온 영양분을 잘게 잘라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주는 소화효소를 만들어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글루카곤을 혈액으로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췌장에 발생하는 염증인 급성 췌장염은 갑작스런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게 되는 질환 중 하나이다. 주로 가슴뼈(흉골) 아래 상복부에 통증을 느끼지만, 췌장염증의 진물이 빠르게 복강을 따라 퍼지는 경우에는 복부 전체나 하복부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통증은 갑자기 발생해 10~20분 내에 혹은 수시간 내에 최대 강도에 도달하며 호전되지 않고 심한 강도로 여러 날 지속된다.

등으로 퍼지는 통증(방사통), 메스꺼움, 구토,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어떤 자세를 취해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간혹 앞으로 몸을 숙이면 통증이 덜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기침을 하거나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는 맥박이 빠르게 뛰고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질 수 있다.

△과도한 음주 원인
이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게 됐을 때, 혈액검사에서 췌장효소인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가 높게 검출되거나 복부 CT를 찍어 췌장염에 합당하는 소견이 있으면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하게 된다. 

췌장효소는 발병 첫날은 증가하지만 수일 내에 정상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병원에 늦게 내원하는 경우에는 췌장효소가 낮게 나와 진단에 혼선을 주기도 하고, 복부 CT의 췌장의 이상소견은 초기에는 잘 나타나지 않을 수가 있어 진단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알코올 섭취다. 알코올성 급성 췌장염을 경험한 환자가 금주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급성 췌장염을 앓게 되고 10~20년이 지나면 만성췌장염(췌장의 석회화, 췌관·담관의 협착, 췌관결석 등의 변형이 오고 췌장의 기능을 잃어 당뇨, 지방성설사, 영양결핍 등이 동반되는 상태)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 남용 혹은 중독 환자 중에는 이미 만성췌장염이 온 상태에서 급성 악화로 처음 병원에 내원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담석이다. 췌관은 십이지장으로 연결되기 직전에 간에서 만든 담즙을 운반하는 담관과 만나는데, 담관결석이 췌관을 막는 경우에는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담관결석이 담관도 막기 때문에 황달, 간염, 담관염, 담낭염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이 원인이 아니거나 담관결석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 자기공명 담췌관 촬영, 내시경초음파, 내시경 담췌관 조영술 등의 여러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게 된다. 

최근 증가하고 있어 주목받는 또 다른 원인은 고중성지방혈증이다. 혈당조절이 안되는 당뇨, 알코올남용과 더불어 발생하기도 하지만, 약물이나 기름진 식사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의 원인은 그 외에도 췌관폐색을 일으키는 종양·기생충·기형, 약물이나 독, 외상, 감염, 혈류공급의 이상, 고칼슘혈증, 자가면역질환, 유전질환 등 많은 원인이 있다. 

△전신합병증 사망 위험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이 되면 거의 대부분 입원을 하게 된다. 경증이라 하더라도 금식으로 췌장에 휴식을 주고, 췌장에 충분한 혈류공급을 하기 위해 수액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증에 대한 진통제 투여와 함께 구역·구토나 마비성 장폐쇄가 동반되면 이에 대한 치료도 한다. 

담석이 원인인 경우 내시경 담관 시술로 담관결석을 제거하거나 수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은 이러한 치료 과정을 거쳐 호전되면서 수일 내에 식사도 재개할 수 있고 퇴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증(췌장염이 심해 췌장조직 괴사가 있거나 패혈증, 전신합병증이 동반된 상태)으로 진행하거나 처음 병원에 올 때부터 중증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사망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때로는 복통도 없이 전신합병증 및 패혈증으로 내원해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인지하기도 전에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전신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벗어나더라도 거짓낭종, 가성동맥류, 농양, 출혈, 복수·흉수, 장이나 흉강과 연결된 루 등의 국소합병증으로 장시간 치료가 필요하거나 국소 합병증의 결과로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질환이며 예방이 가능한 원인들도 있으므로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금주이다. 금주가 안되면 폭음이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둘째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비만은 급성췌장염의 원인이 되는 담석이 잘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고중성지방혈증과도 관련이 깊으며, 급성췌장염이 왔을 때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커지는 인자이다.

김은정 전문의.

셋째는 고중성지방혈증 관리이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진단을 받았다면 간과하지 말고 식이조절 및 운동, 약물치료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도움말=제주한라병원 김은정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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