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FAO자문위원단 전통어업관리 발전 주목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등재에 도전하고 있는 제주해녀어업유산시스템의 가치가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확인됐다.

해양수산부·제주도 주최,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 주관으로 18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8 제주해녀국제학술대회'에서는 UN식량농업기구(FAO)의 과학자문위원단 등 전문가들이 강단에 올라 GIAHS와 어업유산시스템, 제주해녀어업유산의 가치를 담은 발표를 이어갔다.

GIAHS는 전통적인 농업의 가치와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기술, 경관, 생물다양성 등의 핵심요소들을 보전하기 위해 FAO가 운영하는 제도다. 

FAO 과학자문위원장인 마우로 에그놀레티는 이날 '세계중요농업유산과 경관 계획' 기조강연에서 "지역, 국가, 세계의 모든 차원에서 농업유산을 지정하는 이유는 경관의 아름다움이나 생태적 개념에서 이제는 경관의 유·무형적 가치를 인식하고 지속가능하게 보전하며, 관련 지식과 문화적 의미를 전승하기 위한 것으로 넓어졌다"며 "특히 농부는 자연의 '교란자'가 아니라 인류와 자연의 공생에서 기인하는 생물 다양성의 '관리자'이며, 무조건적인 산림 조성보다 토지가 역사·문화적으로 어떻게 이용돼 왔는지 고려한 산림-초지-경작지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GIAHS를 포함한 농촌경관 보전 전략의 핵심은 농촌개발 모델과의 효과적 통합으로, 농촌의 녹지화보다 적극적으로 농업유산을 보전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식품에도 원산지 이외의 가치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농촌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다만 규제에 따른 주민들의 저항과 행정·학계의 경직성, 대규모 생산시설 등 혁신과 보존사이의 대립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라 로저스-베넷 박사는 '어업 전통지식과 제주 해녀'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지역 전통 어업유산에 주목했다.

로저스-베넷 박사는 "한국의 전문여성직업인 제주 해녀는 수세기 동안 물질 기술을 비롯해 해양자원과 계절에 대한 전통생태지식을 발전시켜왔다"며 "여러 세대를 거쳐 이어온 물질과 바다관리를 통해 풍부한 사회문화적, 경제적, 생태학적 지식을 축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주해녀어업의 유산으로 △상업적 어로활동을 이끌어가기 위한 어촌계 조직 △정해진 시간 물질에서 조하대 해조군집과 해양생물 서식지 관찰 △지속가능한 수확을 위한 어획시기·크기 제한, 어획량 할당 등 전통어업 관리 관행을 꼽았다.

이어 "해녀들의 공간적·시간적 생산성 변화에 대한 지식은 전복 등 패류의 개체수 회복을 위한 종패 방류 및 바다목장 조성에 활용될 수 있고, 해양자원 군집량 기준 정보를 제공해 개체수 회복 목표 설정 및 포식자 개체 통제, 유해 해조류 발생, 수온상승 등 변화를 추적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며 "이처럼 전문 해녀의 지역적 지식은 생태계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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