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마산운수㈜ 관리상무

이제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다. 올해도 추석명절을 보내기 위해 약 3500만명의 민족 대이동으로 지방도로나 고속도로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차량 행렬에 이방인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추석명절에 대한 깊은 의미를 어찌 알겠는가. 필자는 어머니의 치마폭 에서 어리광을 부릴 어린 나이에  객지로 뛰쳐 나와 고아 아닌 고아로 전전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존 법칙을 터득하며 생일없는 청소년으로 성장해 왔다. 못다한 글 공부를 하기 위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학을 다니기도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어린나이에 집을 뛰쳐나가 걱정이 돼 날마다 새벽이면 정한수 떠놓고 천지신명에게 손발이 다달토록 온갖 지극정성을 다했다고 한다. 혹시나 아들이 돌아올까 싶어 동구밖에서 매일같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올 때 동구밖에서 눈물 바다가 됐던 그시절을 생각하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비 내리는 고모령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위안을 삼기도 했었다.

"어머님에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 부~엉 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 턱을 / 넘어오던 그날밤이 그리웁구나.

이 노래의 주인공인 현인 선생은 10여년전 이미 고인이 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 음색만큼은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다. 필자는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밤하늘에 둥근달을  바라보며 오래전 하늘나라로 간 두 사람에게 안부를 물어보곤 한다. 어머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추석 하루 이틀 전부터 하루종일 동구밖에서 흙먼지를 덮어쓰며 기다리곤 했었다. 어머니가 떠난지 20년이 됐지만 지금도 동구 밖에서 밤 늦게까지 기다리며 손을 덥석 잡아줄 것만 같아 살아 생전에  그모습을 지울수가 없다. 오늘 밤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삭이지 못해 불초 자식의 애절한 마음을 담아 하늘나라로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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