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왕 한희원(24·휠라코리아)이 투어 첫 우승을 아깝게 놓쳤다.

한희원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링컨의 트웰브브릿지스골프장(파72·638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롱스드럭스챌린지(총상금 90만달러)에서 크리스티 커(미국)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희원은 16번홀 버디로 커와 공동선두를 이뤄 생애 첫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 실수가 뼈아픈 보기로 이어지며 커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감한 한희원은 그러나 LPGA 데뷔 이래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려 일본과 미국에서 차례로 신인왕을 휩쓴 저력을 확인했다. 한희원은 올들어 처음으로 10위권 이내에 진입했고 데뷔 이후 통산 3번째 ‘톱10’에 들었다.

한희원은 이날 8만2192달러의 상금을 받아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금 총액 13만1669달러의 60%가 넘는 돈을 단번에 챙겼다.

커에 6타 뒤진 공동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한희원에게 기회가 온 것은 전날보다 1타 더한 10언더파로 주춤한 커가 15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삐끗하면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트린 커는 벌타를 받고 세번째샷을 겨우 그린에 올렸으나 보기 퍼트가 짧아 더블보기로 홀아웃, 그동안 2개의 버디를 낚으며 7언더파로 상승세를 탄 한희원에 1타차로 쫓겼다.

커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한 한희원은 커의 더블보기 직후 16번홀(파4)에서 3m남짓 거리의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아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7번홀(파5) 버디 칩샷이 아슬아슬하게 홀을 비켜간 한희원은 긴장한 탓인지 18번홀(파4) 드라이브 티샷이 훅이 나면서 그만 왼쪽 러프 쪽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다행히 볼이 카트 바구니 속에 들어가는 행운으로 벌타없이 드롭, 페어웨이로 볼을 꺼냈으나 세번째샷은 홀과 7m나 모자라 파세이브에 실패하며 커에 1타차 선두를 다시 내줬다.

커는 16·17번홀 파세이브에 이어 18번홀에서도 차분하게 2온2퍼트로 선두를 지켜 막판 실수를 기대하고 연장전을 준비하던 한희원을 1타차로 제쳤다.

97년 데뷔 이래 4년만에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커는 13만5000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 29만5606달러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56만3330달러)에 이어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박지은(23.이화여대)은 무려 8개의 소나기 버디를 쓸어담으며 이번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인 7언더파 65타로 최종 라운드를 마무리,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5위로 껑충 뛰었다. 올들어 6개 대회에 출전한 박지은은 4차례 톱10에 드는 뒷심을 과시했다.

1오버파 73타를 친 김미현(25·KTF)도 박지은과 함께 공동5위에 올랐고 박세리(25·삼성전자)는 1타를 줄여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8위를 차지, 10위권 이내에 4명의 한국선수가 들었다.

이정연(23·한국타이어)은 5오버파 293타로 공동29위에 올라 올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고 장정(22·지누스)은 합계 6오버파 294타로 공동33위에 머물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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