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노지감귤의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기도 전에 비상품 유통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덜익은 감귤을 강제착색하고 기한이 지난 풋귤 등을 유통한 농가·상인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적발된 것이다. 추석 대목을 노린 얄팍한 욕심에 제주감귤의 이미지 하락은 물론 가격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추석을 앞두고 비상품감귤 유통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농가에서 덜익은 감귤 1600㎏을 사들인 뒤 농산물숙성용 가스를 사용해 강제착색한 서귀포시 A선과장을 적발했다. 상인 B씨는 제주시 조천읍 한 선과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풋귤 2145㎏을 유통하려다 적발됐다. 서귀포시 C선과장은 품질검사를 받지않은 감귤 1000㎏을 다른 지방으로 반출하려다 제주항 3부두에서 단속에 걸렸다.

다음달 출하가 시작되는 올해산 노지감귤은 아직은 덜익어 열매가 초록색을 띠고 당도도 떨어진다. 이 상태에서 강제착색하면 겉만 노랗게 될 뿐이지 맛도 덜하고 부패도 빠르게 진행된다. 제주감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고 감귤가격 전체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품 유통행위가 좀체 근절되지 않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최근 5년간 적발 건수는 2013년 319건, 2014년 679건, 2015년 402건, 2016년 159건, 지난해 135건 등에 이른다.

올해산 노지감귤은 지난해에 이어 가격 호조가 기대되고 있다. 생산량은 줄고 당도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출하도 되기 전에 비상품감귤이 먼저 시장에 나오는 것은 이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안그래도 제주산 노지감귤은 국내 및 수입과일과의 경쟁으로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품질관리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추석을 전후해 비상품 유통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어서 보다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농가들도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소탐대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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