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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작은 도서관 등 이색도서관 '사랑방
집앞까지 찾아가는 새마을이동문고도 인기

휘영청 밝은 한가위 보름달이 기울고 있다. 달이 기우는 만큼 가을은 깊어지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가을은 1년 중 하늘이 가장 맑고, 청량한 느낌을 주며, 바람도 소슬해 청량감을 더해 준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가을은 날씨가 선선하니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해 독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낙엽을 밟으며 동네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서관이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가는 '이동도서관'도 인기다.

△변해가는 '책방'

책하면 떠오른 장소는 도서관과 서점이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책도 '디지털화'되면서 종이며 잉크 냄새가 묻어나는 '아날로그식'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빠르고 간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글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많아지면서 '동네 서점'도 하나둘 문을 닫아 아쉬움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 동네 서점 냄새가 묻어나는 새로운 시도가 반갑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서점이라 하면 박물관의 전시품을 관람하는듯한 조용한 분위기에서 참고서 등의 잡다한 책들이 숨 쉴 공간도 없이 빽빽이 나열된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북카페는 책과 함께하는 주민들의 쉼터이자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이며 아이들의 놀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북카페뿐만 아니라 '작은 도서관' 등 넓지는 않지만 집 같은 푸근함을 덤으로 주는 이색도서관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북카페와 작은 도서관 등은 서점과 연결된 커피숍, 감성을 자극하는 인테리어 소품, 책 수납공간을 활용한 미끄럼틀 등 따분할 것이라는 서점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면서 책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내면서 동내 책방을 넘어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디서든지 책 한 권

"집 앞에 도서관이 있다면…"이란 상상은 이미 현실이 됐다.

사실 '이동문고'는 역사가 깊다.

이동도서관은 도서관 자료, 장비, 직원을 차량에 싣고 농어촌 지역을 돌아다니는 '책 버스'다.

마을 사람이 많지 않고, 농어촌이란 이유 등으로 도서관이나 서점이 없어 도서관 혜택을 보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버스에 책을 가득 싣고 찾아가는 것이다.

이동문고는 19세기 영국과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마차가 이용됐다고 한다.

국내에서 첫 이동도서관은 1920년 철도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국립도서관과 서울시립도서관 (현 서울남산도서관)은 순회도서관을 운영했다 기록이 있다.

자동차에 책을 싣고 다니는 이동도서관은 1971년 4월 서울시립도서관을 시작으로 그해 9월 광주전일도서관 1970년대 까지는 동대문도서관과 대구시립도서관 등 일부 도서관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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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도서관 '인기'

새마을이동도서관은 제주 읍·면 지역 등 도내 독서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지역 새마을이동도서관은 제주시·서귀포시에 각각 2대씩 모두 4대의 이동도서관 차량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도민들이 책을 손쉽게 빌려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마을이동도서관은 제주시 동 지역, 제주시 읍·면 지역, 서귀포시 동 지역, 서귀포시 읍·면 지역에 각각 1대씩 도서관 차량이 배치됐다.

도서관 차량은 1대당 평균 2500권의 책을 싣고 마을 공터에 자리를 잡아 '마을 도서관'으로 변신한다.

새마을이동도서관은 주민등록증을 갖고 가면 손쉽게 책을 빌려 읽을 수 있어 거리가 멀거나 시간이 없어 도서관 또는 서점을 이용하기 어려운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빌린 책은 1주일 후 새마을이동도서관 차량이 다시 찾을 때 반납하면 된다.

또 집에 보관하던 책도 기증받아 지역 주민에게 빌려주기도 한다.

이번 주말 가족, 연인과 함께 북카페나 작은 도서관, 서점, 공공도서관을 찾아 책 냄새를 맡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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