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교수·의료자문위원

다문화 가정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으로 부모 중 한쪽이 한국인으로 구성된 가정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199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세계화에 따라 인구의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혼인 적령기를 놓친 농촌 지역의 미혼 남성 위주로 국제결혼이 이뤄지고 있어 아시아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우리사회에 편입되는 형태의 다문화 가정이 형성되고 있다. 

대개 결혼 이주 여성의 한국 체류 목적은 한국인과 혼인을 통해 한국 사회에 편입해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결혼생활은 언어 소통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 육아 및 자녀 교육에서 오는 곤란, 부부 갈등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실제 이주여성이 결혼 후 첫 임신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6개월로 한국 사회에 적응기도 갖기 전에 임신하게 된다. 더욱 이주여성 스스로가 임신과 출산을 돌볼 능력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의학상식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가 많으며 병원비나 의사소통의 문제 등으로 산전진찰이 매우 늦거나 드물고 그 외에도 불임, 자연유산과 선천성 기형아 경험이 적지 않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국민의 일부가 이주여성과 그 자녀로 이뤄지고 농촌의 경우 이주여성이 인구 절반 이상이 예상되므로 이들의 출산건강을 돌보는 것이 우리나라 인구의 양적, 질적인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다문화 가정에 대한 다각도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 여성에 대해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여 의사소통 문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임신과 출산과 관련하여 임신초기부터 꾸준한 산전진찰을 받을 수 있는 의료 혜택이 필요할 것이다. 제도적 혜택 뿐 만 아니라 남편을 비롯해 주변가족에 대한 교육과 지지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다문화 가정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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