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재 제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논설위원

추석연휴가 끝나고 눈길을 끄는 기사들이 여러 신문에 실렸다. 추석명절의 풍속도가 많이 변화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유교사상과 가부장적 전통위에서 생성된 조상에 대한 공경과 가족과의 화목다지기로 요약되는 추석명절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과 같이 종가집에 모여 전을 부치고 음식을 나누며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담소를 나누는 고전적인 추석명절의 모습은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가정은 핵가족화 됐고 매년 추석과 설날에만 일시적으로 전통적인 공통 가족 군에 합류해 차례를 지낸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주부, 신혼부부,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하는 젊은 세대와는 벌초, 정치·경제, 결혼·출산 문제 등에 의견이 다르다. 그러다 보니 가족 구성원들이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현대인들은 사랑하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추석명절 스트레스를 주거나 받지 않기 위해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명절보다는 연휴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는 젊은이들에게 가중되는 경제적 어려움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과학기술의 발전 덕택에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연령대에 전쟁, 산업화, 고속성장, 글로벌금융위기, 산업혁명 등 여러 변화들을 경험했거나 하고 있다. 여러 세대들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세대 간의 가치관 충돌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서로 이해하고 공유할 여유도 없이 여기까지 이른 것이 아닌지".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는 젊은이들은 청소년기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력이 탁월하고 대학진학률이 높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취업난, 낮은 임금, 높은 집값, 비싼 학자금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역대 정부들도 반값등록금이란 구호아래 소득연계, 학자금 대출, 취업연계 희망사다리 장학금 등 각종 국가장학금을 대폭 늘리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진 빛이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취업난이 크다보니 구직관련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 학자금 외에 생활비 대출까지 받은 젊은이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분배를 중시하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빈부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져 버렸다는 이 사회에서 기성세대로 사는 우리들은 미래를 책임질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 것인가. 우리도 젊었을 때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으로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자식만은 취업도 잘하고 결혼도 잘 하기를 바라는 소시민적 태도를 유지할 것인가. 그래도 우리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미래로 가는 다양한 디딤돌을 깔도록 말을 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물론 국가 및 지자체, 민간기관들이 젊은이들의 미래를 열어주는 각종 장학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혜택이 더 확대되고 실질적으로 젊은이들의 미래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강화돼야 한다. 다행히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학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부자들의 정성으로 학비걱정을 덜게 된 학생들 중에는 졸업 후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선순환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니 희망적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화에 성공한 방탄소년단에 대한 이야기거리가 많은 것 같다.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왜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열광하는가. 젊은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는 소임을 자처하는 그들의 노랫말 속에는 어떠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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