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찬 (사)다문화가정제주특별자치도협회장·제주글로벌센터장

10월 5일은 세계 한인의 날이다. 지난 1971년 재외동포 통계 70만2928명이었던 것이 지난해 기준 743만1000명으로 10배이상 증가했다. 재외동포 거주국가도 194개국으로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한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인들은 식민지 나라가 어려워 이민했거나 해방 이후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터전으로 타국을 선택해 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세계한상대회(한민족경제인네트워크)를 개최할 만큼 성장해 왔다. 그러한 노력을 해 성공하기까지 재외동포 한인들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한 한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 2016년 11월 기준 제주도 다문화가족은 3822가족으로 2015년 대비 28.4%나 급증, 제주도가 전국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문화가족의 부부 중 어느 일방은 한국인이다. 그러나 제주도민은 다문화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현재 빠르게 변하고 있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는 제대로 하고 있을까. 그저 여러 가지로 문제가 있어서 내국인과 결혼을 못하고 동남아시아 출신의 사람들과 결혼하는 가족 또는 어려운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시집온 소외계층이니 우리와 다르다고 할 것인가. 일부 방송프로그램에서 동남아출신 결혼가족은 다문화가족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출신과 결혼한 가족은 글로벌가족이라고 하며 차별을 조장하는 듯한 프로그램 편성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다문화가족이란 어원은 한 가족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가족이라는 취지로 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차별언어로 인식하게 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이 현실을 안타깝다.

지난 2006년 하인즈워드 미식축구의 스타 미국흑인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그를 처음부터 한국인이라고 받아드렸을까. 하인즈워드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미식축구의 스타가 되자 한국인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마음은 없었을까. 

우리는 가끔 재외동포2세 중에 한국말이 서툴고 이해를 하지 못하면 나무라는 이들을 종종 봐왔다. 그렇다면 정작 다문화가정 2세들이 엄마나라의 언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들 스스로의 특별한 문화와 언어는 무시되어도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한국인으로 동화되는 일은 당연한 일인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새로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우리의 것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시대에 살아가는 이들의 몫은 아닐까. 특히 다음세대를 짊어질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그들의 언어문화의 특기를 살려 글로벌인재로 육성해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삼고자하는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미식축구스타 하인즈워즈처럼 스포츠, 문화예술,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소외계층이 아니라 제대로 자라나게 살펴주고 함께 해주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다문화가족지원 정책은 다문화가족 입장에서보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지원하고는 있지 않을까. 정녕 다문화가족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돌아보고 이를 반영하고 있을까.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역마다 다양한 사정이 있음을 감안하지 않고 여가부를 중심으로 전국이 똑같은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그것이 진정 다문화가정을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일까. 제주는 제주다워야 한다. 도농복합도시, 관광도시, 평화의 섬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국가가 반영하기 어렵다면 지방정부가 나서서 제주다운 특별한 다문화가족지원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정부나 국회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긍정적 이미지를 담은 글로벌가족지원법으로 고쳐야 한다.

제외동포 한인, 대한민국국민, 다문화가족 모두가 한국인이다. 서로가 상대의 처지에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우리는 하나이며 모두가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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