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이런 저런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기본적으로 화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화병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호흡 곤란이나 심계항진, 몸 전체의 통증 또는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돼 나타난다. 주로는 소화장애를 호소하면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목에 걸린 느낌이 든다거나 속이 그득한 느낌이 든다는 표현을 한다. 또 신체에서 느껴지는 불편감이나 통증을 연결해 호소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소화가 안 될 때면 허리가 아프다거나 뒷목이 뻣뻣하다거나 하는 식이다. 의학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여러 증상들을 마치 인과관계 혹은 선후관계가 있는 것처럼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물론 오랜 기간 화병에 시달릴 경우 몸 자체가 점점 병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병은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하고 진단이 이뤄지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화병인줄 모르고 개별적인 신체 증상만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화병에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주로 화병환자의 경우 오랜 기간 지속된 스트레스가 있거나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화장애나 불면에서 시작해서 여러 신체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주로 병원진단이 정상소견으로 나온 이후에도 계속해서 불편감을 많이 호소한다. 

예로부터 화병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다. 신체가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결국 신체마저 병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치료는 먼저 환자의 마음을 다스리는데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을 개선하고 또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노력을 지속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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