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첫선을 보인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도매시장과 감귤 주산지 지역농협의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지역농협별로 난립한 37개의 개별브랜드를 통합해 제주감귤의 품질을 관리하고 소비자 혼선을 줄이는 한편 통합마케팅을 통한 시장경쟁력을 높이려는 당초 목적도 공염불에 그칠 처지다.

'귤로장생'은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제주도, ㈔제주감귤연합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통합브랜드로 2015년부터 사용돼왔다. 3년간 기존 지역농협별 브랜드를 같이 표기하고 올해산부터는 '귤로장생'만 쓰기로 했다. 농협을 통한 '귤로장생' 출하량은 2016년산 1124t, 2017년산 3704t, 2018년산 9월말 현재 6857t로 매해 늘고 있다. 하지만 계통출하량이 17만~18만t 정도임을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채 3%가 되지 않는다. 올해산 역시 10%가 목표지만 6%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귤로장생' 사용이 저조한 것은 인지도가 낮은 탓에 기존 지역농협별 자체 브랜드보다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울가락동 등 도매시장에서도 '귤로장생'보다 기존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것은 물론 가격 차이도 크다. 불로초 등 기존 브랜드가 귤로장생보다 몇천원에서 두배 이상까지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지역농협들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포기하고 귤로장생으로 출하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애써 만든 통합브랜드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국내 및 수입산 경쟁과일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제주감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브랜드가 넘쳐나다보면 소비자들은 헷갈리게 된다. 이름만으로도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는 통합브랜드는 그래서 중요하다. 제주도와 농협 등은 귤로장생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또 출하시 포장·유통비 등 지원 등 귤로장생 인지도 제고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