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환 ㈜아일랜드 대표·논설위원

'제21회 제주관광기념품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는 최근 제주국제공항을 드나들 때 보게 된 전시 행사다. "제주관광기념품공모전이 벌써 21회나 맞이했구나"와 함께 "20년이 지났는데 도내 관광기념품은 왜 아직 그대로지"라는 반문이 떠올랐다. 

제주도는 일찍이 80년대 이후 관광산업이 주요 성장 키워드가 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분류와 산업별 가이드가 필요했다. 교통, 여행문화를 이야기하던 외형적 관광체계와 함께 산업적인 세부적 관리는 준비되지 못했다. 지역 기념품을 중심으로 한 관광 이미지의 중요한 속성은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카피제품 등으로 상품 브랜드로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을 미연에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 또한 마련되지 못했다. 그만큼 지역 기념품은 관광 산업에서 관리 차원이 가장 시급한 분야이기도 하다. 식품, 화장품, 공산품 등 다양한 산업의 분류 체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념품의 산업적 분류와 세부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도 관광의 대외 이미지와 걸맞은 체계적인 지역 상품관리 시스템이 필요 

흔히, 지역 특산품, 기념품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항상 일본의 사례를 먼저 이야기하곤 한다. '오미야게(お土産)'로 불리는 선물 문화는 출장이나, 여행 시에 그 지역의 특산품을 사 가는 선물을 말하며 오래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기념품 선물 문화는 단순히 일본이라는 나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을 방문하는 수많은 외국인에게도 구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이제는 다년간에 걸쳐 방문하는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고, 친구, 가족의 정에 기반한 우리나라의 선물 문화는 일찍이 우리 문화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하면 향후에도 충분히 문화적 발전과 더불어 지역 상품으로도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제주도의 문화를 이끌고 있는 프리마켓

제주도에서 '벨롱장'은 누구나 스치며 한번쯤 들어본 프리마켓이 됐다. 

올해로 5년째가 되고 있는 벨롱장은 이제는 관광객도 제주만의 또 다른 경험의 관광으로 자리 잡고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가, 디자이너의 상품을 구매하며 소통하고 추억하는 하나의 관광 매개체가 됐다. 벨롱장 이후에 생긴 중소형 프리마켓이 현재는 50여 곳에 이르며, 제주도의 새로움을 원하던 기획자와 창작자의 접점으로 점점 더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마켓은 지역 문화의 전달과 더불어 지역 상품의 지속적 발전을 가져오고 나아가 관광산업과의 연결성에서도 중요한 한 축을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산업의 태동을 지역의 관광 산업계, 지차체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체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의 성장에 따른 지역 상품, 쇼핑문화의 변화 

제주도를 찾는 20~30대 개별관광객들은 이제는 지역의 새로운 상품을 소비하고 힙(hip·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것) 한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소규모 상점을 방문하며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나만이 알고 있는 듯한 새로운 것에 취해 1시간 이상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닌다. 그 또한 여행의 일부로 여기며 시간 소비의 과정을 즐기며 여행한다. 눈으로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경험하고 구매하고 기억하는 문화로 관광의 흐름도 이제는 상품을 기반으로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제주관광기념품, 제주만의 오리지널티를 통해 지역 브랜드로 성장을 준비 

중국산, 저가 품질을 논하던 10년 전의 관광기념품의 문제는 이제 많이 해결되어 가고 있다. 관광객의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내실 있는 발전이 꾸준하게 이뤄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관광상품 2단계의 발전에 접어들어 선물의 의미와 지역의 경험에 입각한 지역 브랜드가 발현돼야 될 시기며 저마다의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군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 관광객이 기억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거듭나야 될 것이다. 

제주만이 가질 수 있는 지역상품의 장점을 극대화 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산업의 글로컬(Glocal)화를 이제는 준비해야 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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