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논설위원

올해 하이난성(이하 하이난) 경제특구 30주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이 되는 해다. 하이난은 인구 917만 명(2016년 기준), 면적 33,920㎢(제주의 18배)로 규모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나고 있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관광섬으로 제주도와 매우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와는 지난 1995년 자매도시 체결 이후 빈번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2015년 제주·하이난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 선정 후 우호협력강화 체결과 양 지역에서 각 각 '하이난의 날' '제주의 날'을 개최한 바도 있다. 

이런 하이난이 새로운 경제모델이라 할 수 있는 자유무역항 건설로 최근 매우 분주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해 4월 하이난 경제특구 설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하이난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하고 "중국 최초의 상품, 자본, 인력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중국 특색의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2035년까지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유무역항 건설은 2020년 자유무역시험구 조성을 위한 토대구축, 2025년 자유무역항 설립 관련 제도수립, 2035년 자유무역항 운영시스템 완비라는 구축 로드맵을 계획하고 있다. 상하이를 비롯한 기존 자유무역구나 다수의 지방정부들이 자유무역항 건설을 준비했으나 하이난이 지정된 것은 종합적이고 전면적인 대외개방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건설은 중국정부의 '해양강국' 정책기조에 따라 하이난을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거점지역으로의 개발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설립된 경제특구 중 가장 면적이 크고 지리적으로 독립적인 도서지역으로 자유무역항 개발에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이난은 남중국해 중북부에 위치하고 있어 남중국해 주변국가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연선국가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하이난이 중국 대외개방에 있어 해양자원 활용에 매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경우 상품 무역보다는 관광업에 기반한 서비스업에 대한 비중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과거부터 추진 중인 지역발전전략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의 자유무역항 건설 발표 이후 국무원은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심화 지지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하이난 자유무역항 발전전략은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첨단기술산업, 인재플랜, 친환경 산업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경마를 포함한 레저스포츠 확대와 스포츠 복권 사업은 개방조치에서는 허용을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현행법상 중국 내 경마 베팅이 불법인 점을 감안할 때 하이난 경마 배팅이 언급되었단 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된다. 

하이난의 자유무역항은 어떤 면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하이난에서도 제주특별법과 국제자유도시 조성과 관련한 계획 수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홍콩과도 경쟁관계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에 홍콩 정부는 관광, 금융, 교육, 의료, 과학기술, 치안유지 등 10개 분야에 협력모드를 조성하고 '서비스무역협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기존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른 지방정부와의 협력 사례를 보면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향후 더 높은 수준의 자유화와 '중국 특색'을 가미한 정책추진으로 관광중심의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중국 최초의 대외개방과 일정부분의 자치권이 부여되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 제주의 입장에서 향후 협력과 경쟁, 혹은 새로운 기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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