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강혜명.

여순사건 70주년 기념 재조명…"4·3유족 홍보대사로 아픔 공감"
20·21일 여수 공연…'국보급' 테너 이정원·바리톤 박경준 총출동

제주 출신 세계적 소프라노 강혜명씨가 창작오페라 '1948년 침묵'의 주연을 맡는다.

'1948년 침묵'은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가 1948년 10월 19일 전라남도 여수에서 발생한 여순사건 70주년을 기념해 창작한 오페라로, 오는 20일과 21일 오후 7시 여수시 GS칼텍스 여울마루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역사적 비극 '여순사건'을 재조명하고 그 속에서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바리톤 박경준.

강혜명 소프라노는 주인공 연숙 역을 맡았다.

연숙은 여순사건 유족으로 종산초등학교에서 가족이 학살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타지로 도망가 모든 사실을 숨긴채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인물이다.

여순 학살을 주도한 희대의 살인마 김종원 역은 대한민국오페라대상 남자주역상을 수상한 바리톤 박경준씨가, 여순의 정명을 위해 애쓰는 시민사회운동가 문우영 역은 국내 테너 최초로 이탈리아 라스칼라 오페라극장 주역으로 데뷔한 '국보급 테너' 이정원씨가 각각 맡는다.

테너 이정원.

특히 제주4·3유족 홍보대사이기도 한 강씨는 이번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며 각색도 맡았다.

강씨는 "제주4·3과 여순은 근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나눈 형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 작품의 강해수 예술감독이 여순사건을 배경으로 한 창작오페라 작업을 제안했을 때 꼭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참여동기를 밝혔다.

이어 "여순사건으로 볼 것이냐, 여순항쟁으로 볼 것이냐라는 이념적 논쟁을 떠나 오직 예술적 시각으로 희생된 무고한 시민들의 넋을 기리며 그날의 아픔을 서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직까지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에 왜 절대적으로 평화가 지켜져야하는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혜명 소프라노는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산카를로 오페라극장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비올레타 역을 맡은 '유럽의 프리마돈나'로 불린다. 문의=010-3640-5556, 010-3623-4448.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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