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비용 문제가 심각하다. 제주산 농산물의 소비자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니 말그대로 '배보다 큰 배꼽'이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최상의 상품을 값싸게 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나치게 높은 유통비용 탓에 농가는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소비자는 비싼 값에 농산물을 구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제주산 감귤의 유통비용은 60.1%에 이르는 반면 농가 수취가격은 39.9%에 그쳤다. 소비자가격이 1000원이라면 농가는 399원을 가져가고 유통비용으로 601원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월동무 역시 유통비용은 64.5%, 농가 수취가격은 35.5%에 불과했다. 그런가하면 양파는 71%로 농산물 가운데 유통비용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과도한 유통비용은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여러 유통단계로 이어진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여기에 더해 제주지역의 경우 섬이라는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항공·해상물류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자료는 2016년 기준으로 올해부터는 서울가락시장에서 월동무·양배추·양파 등에 대한 하차경매가 도입돼 물류비는 더 늘어나게 된다. 또 항공사 항공화물운임도 잇따라 인상되면서 제주산 농산물의 유통비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월동무는 100%, 감귤은 99.8%, 또 양파는 절반 이상을 제주산이 차지한다. 지난해만 해도 제주산 농산물 총 생산량 148만8008톤 중 92만7406톤이 육지로 출하됐다. 해상운송비용만 연간 74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주농민들은 해상운송비 지원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농산물 해상운송비 지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만큼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물류비 증가는 결국 유통비용과 소비자 가격을 올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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