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봄, 가을로 건강 챙기라는 이야기가 많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혹서기와 혹한기를 미리 대비하자는 의미도 크다. 그래서인지 봄이나 가을이 되면 부쩍 건강관리에 대한 상의를 청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특히 녹용에 대한 문의가 많다. 녹용은 면역인자, 콜라겐, 성장호르몬이 풍부하고 조혈·강장 작용을 하는 훌륭한 약재다. 미네랄도 많이 함유돼 있어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잘못 복용하면 두통, 발열, 소화불량, 어지러움, 출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한의원에서 녹용을 처방할 때에는 환자에게 각종 출혈질환, 심혈관과 뇌혈관계 질환, 성호르몬 관련 질환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함께 처방되는 약재들도 신중하게 고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러시아산, 중국산, 뉴질랜드산을 의약품용으로 허가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당연히 의약품용만을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의료기관 이외의 곳에서는 식품용만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식약처에서 국산 사슴뿔은 의약품으로는 허가하지 않고 식품용으로만 쓸 수 있도록 한다. 식품용과 의약품용은 품질검사기준이나 유통경로가 다르지만 이름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다. 미흡한 제도가 개선되기 전에는 사람들이 알아서 주의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사슴뿔을 약으로 쓸 때는 털도 없어야 하며 피도 다 제거한 채로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우려가 매우 크다. 식품용, 의약품용 모두에 해당된다. 당연히 완전한 건조를 해야 한다. 생녹용은 권하지 않는다.

"저렇게 유명한 사람이 광고하니까 좋은 거겠지, 국산은 당연히 최고일 거야" 등의 생각이 건강관리에 방해가 될 때가 많다. 최우선가치인 건강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챙기는 현명한 독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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