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정 외도동 주민센터

인감도장을 잃어버리면 큰 사단이 나는 줄 알던 때가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요즘에는 통장에 도장을 찍기 보다는 본인서명으로 발급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마저도 성가신지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는 모바일 통장도 생겼다. 이처럼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지만 요즘도 인감도장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서명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인감도장의 신뢰성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인감도장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처음 사용하려면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의 읍·면·동사무소나 주민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타지에서 계약하려다 인감도장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주소지로 가야 하는 일도 생긴다. 대리인을 보낼 수도 없어 어떤 일이 있어도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등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도장을 잃어버리면 다시 도장을 파서 인감을 등록해야만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손 안의 핸드폰으로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 이렇게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난 2012년부터 '본인서명사실 확인서' 발급이란 편리한 제도가 시행중에 있다. 발급받는 방법부터 간편하다. 본인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가지고 가까운 읍·면사무소 또는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물론 주소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본인 신분을 확인 후 전자패드에 본인 서명을 기재하고 용도를 기재하면 발급할 수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는 인감도장 대신 서명을 하는 것으로 도장을 잃어버렸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사용할 염려도 없다. 오직 본인만이 발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감 부정발급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인감도장을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금융거래나 계약 시에 본인 서명을 사용하고 있다. 도장보다는 직접 서명한 문서를 보다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시대에 스마트하게 많은 이들이 '본인서명사실 확인서'를 통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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